Midong Column

그이가 당신이에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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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알고도 나의 사람으로 남아 있는 이가
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어요
그 사람이 당신입니다

나의 가장 부끄럽고도 죄스러운 모습을 통째로 알고 계시는
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분일 터이지요
그분이 당신입니다

나의 아흔아홉 잘못을 전부 알고도 한 점 나의 가능성을
그 잘못 위에 놓으시는 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이일 테지요
그이가 당신입니다

나는 그런 당신의 사랑이고 싶어요
당신의 한 점 가능성이 모든 걸 능가하리라는 것을
나는 세상 끝까지 믿을래요
나는
나는 당신의 하늘에 첫눈 같은 사랑입니다.




김용택 

1 Comments
4 virdei 2017.01.06 16:24  
종일 김용택님의 이 詩를 중얼거리며 지내고 있습니다. 우리가 어울려 사는 사람들은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지요. 나름 수 많은 사람들중에서 가까이 다가오고, 그게 인연되어 나날을 더불어 살아가게 되는데, 어쩜 우리는 그 소중하여 나와 다름없는 그에게 미운소리를 하고 상처를 주게될까요?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이 종교적 문화를 진부한 무엇으로 느끼게 하고, 거룩함 같은 관념들이 이 질주하는 세상에 실제로도 한없이 무기력하게 보였기 때문일까요?
구태하고 낡아서, 낯설고 거칠어서 둘 다 불편한 하루입니다.